곧 이 휠셋을 구입한 지 1년이 된다. 보증기간이 1년이라 부서지더라도 그 전에 부서져야 한다고 열심히 타려고 했으나... 여튼 -_-;; 그 동안 얼마나 탔나 알아봤더니 이렇다.
아아.. 아직 1년까지 며칠 남았으니까 4,000km는 채워야 할 것 같네...
그 사이에 1100도로도 여러 번 넘고 성판악도 여러 번 넘었다. 올 여름에는 안타깝게 국토종주는 하지 못했고 대신 통영 그란폰도에는 다녀왔다. 과거 2019년도 제주 그란폰도 따위랑은 비교도 되지 않을 훌륭한 대회였다... 남은 기간동안 1100이나 성판악을 한 번은 더 넘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럼 4,000km를 채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처음 카본휠을 쓰면서 일단 브레이크가 알루미늄 휠만큼 강하게 잡히지 않는다는 것에 놀랐고.. 하이림이라 측풍에 휘청거리는 것에 놀랐고... 하지만 시속 30km 이상에서 역풍도 잘 뚫고 달릴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알루미늄 휠과는 다른 공명음도 좋고! 물론 저렴한 휠을 샀기 때문에 무게는 가볍지 않다. 게다가 그 전에 쓰던 휠셋이 초경량 알루미늄 휠셋이었으니 카본휠로 바꾸고 무게는 더 늘어났다.
카본휠+림브레이크라 적절한 브레이킹 방법을 찾기까지 삽질도 했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1100도로에 갔다가 다시 도깨비도로로 내려오는 길.. 내가 제일 싫어하는 홈을 파 놓은 구간에서 천천히 내려오느라 브레이크를 계속 잡고 왔다가 패드를 태워먹었다. 망할.. 그리고는 집에 와서 사포로 패드를 다듬어주고 림 표면을 닦아주고.. 그 때 깨달은 것이 카본휠 열 변형은 어쩌면 림 표면의 온도보다 패드 온도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중간중간 브레이킹을 끊어서 패드와 림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 패드의 온도를 낮추는 것이 제일 중요할 것 같았다. 그래서 그 뒤로는 강하게 잡았다 놨다를 반복하면서 패드가 타지 않게 조절을 했는데..
나의 뒤를 따라 엘리트 카본 휠을 그것도 내꺼보다 높은 등급의 라쳇 시스템이 들어간 카본휠을 산 친구는 매번 내리막에서 패드를 태워먹더라.. 처음엔 이게 무슨 냄새인가 했는데 늘상 내리막에서 내가 뒤를 따라가다보니 내가 브레이킹을 할 타이밍, 위치에 가면 냄새가 나... 그래서 이게 앞서 간 친구의 패드가 탄 냄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친구는 계속 패드를 태워먹거나 말거나 나는 그 뒤로 다시는 패드를 태워먹지 않고 있고, 여름에도 1100 도로를 달리며 혹시나 열변형이 생기려나 걱정을 했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기온이 내려가니 내리막에서 브레이크를 잡을 때 부담도 줄어들었다. 허브도 중간에 열어서 그리스를 한 번 발라준 것 말고는 아무 문제가 없고.. 턱을 쾅 하고 치면서 넘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스포크를 점검해봤지만 아무 문제도 없었다. 즉, 대략 4,000km를 달리는 동안 별 문제가 없었고 앞으로도 없지 않을까 싶다.
다만 조금 더 경량 허브가 들어간 휠셋을 구입한 친구는 보증기간이 끝나갈 무렵 뒷 허브의 스포크 레이스 부분이 깨져서 새 허브를 받아서 교체했다. 역시 경량이 문제인가.. 내 휠셋은 가장 저렴이라 좀 무겁지만 약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휠셋을 바꾸고 나서 아.. 이럴거면 좀 더 가벼운 허브를 쓸 것을 그랬나 싶었는데.. 깨지는걸 보니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아예 DT 허브를 쓰는게 나으려나?
구입할 당시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작했지만 휠셋을 다시 바꿔볼까? 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게 잘 타고 있다. 이제 아침 기온이 10도 정도를 찍다보니 아침 운동은 롤러 트레이너로 바꿨고.. 주말 한낮에나 밖에서 자전거를 타지 않을까..
결론. 이 가격에 이 정도 품질이면 괜찮다. 다만 브레이크 성능을 생각하면 역시 카본휠은 디스크 브레이크로 가야할 것 같다. 그러나 당장 자전거를 바꿀 것도 아니고 지금 상태로 만족한다. 집에 가서 약 4,000km 정도 사용한 브레이크 패드와 림 표면 사진도 찍어봐야겠다.
자, 우선 뒷브레이크 패드. 휠을 구입할 때 따라온 패드인데 남아있는 홈을 보면 내년에도 이 패드 그대로 써도 될 것 같다. 이런 식이면 2년은 더 쓸 것 같다.
림 표면에는 패드가 닿는 자리에 자국이 생겼다. 저렴이 모델이라 브레이크 면에 어떤 패턴? 이런 것은 없다. 그냥 매끈하다.
다음은 앞 브레이크 패드인데 역시나 여기도 많이 남았네. 당분간 패드를 살 일은 없을 것 같다.
브레이크가 닿은 림 표면은 이렇게.. 그런데 좀 신기한 것은 뒷브레이크는 잡으면 꾸준하게 마찰이 되는 느낌인데 앞은 중간에 제동력이 뚝 떨어지는 구간이 있다. 내 휠셋만 그런가 싶었는데 따라 산 친구의 휠도 비슷한 증상이 있더라.
어쨌거나! 일 년 가까이 잘 쓰고 있다. 요즘 판매하는 휠을 보면 보증기간이 1,000일이더라. 조금 아쉽긴 하지만 이 휠을 살 당시 쓰던 휠의 림이 깨졌던 것을 생각하면..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주말에 달려서 4,000km를 채우려고 했는데 비가 온다고?? 이럼 안되는데....;;;
그런데 목요일 밤 기온이 20도를 찍는 것을 보고, 금요일 아침에 밖에서 달릴 수 있을 것 같아 잠들기 전에 준비를 해놨다. 자꾸 신호가 끊어져서 가끔 의미없이 가슴맏 답답하게 만들었던 심박계를 대신할 새 심박계도 준비를 하고!! 속도계랑 페어링을 미리 해놨다. 그리고 금요일 아침, 혹시나 비가 오나 확인을 해봤는데 비는 오지 않았고 도로도 젖어있지 않았다. 그래서 달렸다. 간만에 일찍 나가니 깜깜하네;;; 라이트를 3단계로 켜고 달리는데 6시 30분은 되어야 좀 밝아지는 느낌이다. 동풍이 불어서 역풍을 맞는 바람에 막판 속력이 떨어져서 평속을 까먹었다... 일단 목표는 평속 35km/h인데 오늘은 실패. 근데 심박수를 보니 좀 더 달릴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배만 고프지 않으면 말이지...
이렇게 달리고 나니 휠셋의 누적 주행거리는 3,980km를 찍었다. 주말에 비를 피해서 20km만 더 달리면 4,000km를 찍을 수 있다!!!
새로 산 심박계는 중간에 신호를 잃는 일은 없는 것 같다. 제발.. 이상이 없길 바라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