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시험을 볼 수 있지만 시험장이 서울과 대구에만 있어서 시험을 보러 가려면 이틀은 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혹시나 해서 쿠알라룸푸르에 시험장이 있나 알아봤는데 있다! 게다가 말레이시아 숙소에서 차로 20분 거리란다. 그래서 여기서 시험을 보기로 하고 벼락치기를 했다. 드디어 오늘 두 과목 중 첫번째 시험을 보는 날이다. 9시 30분까지 도착해야 한다고 해서 일찍 길을 나섰다. 평소 가는 곳과 반대 방향이기도 하고..
역시나 출근 시간이라 도로가 좀 막히네.. 일찍 출발한 것이 천만 다행이라! 그래도 그렇게 심하게 막히지는 않아서 9시가 조금 넘어서 Phileo Damansara에 도착해서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는데 헉 여기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좌, 우 딱 두 곳으로만 갈 수 있는 모양이다. 처음에 탄 엘리베이터는 내가 가야할 곳으로 가지 않네 -_-;; 게다가 G로 갈 수도 없어서 다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와서 헤메다보니 보인다 보여. Block F에 있는 11호로 가려면 여기서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 모양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왼쪽을 보니 구글 지도에서 봤던 그 모습이 보인다. 찾아보기 전에는 뭔가 입구부터 잘 갖춰진 곳일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 그냥 평범한 사무실이었다는..
들어가니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었는데 내 이름을 물어보더라. 이름을 알려주니 그 메일 보낸 사람?이냐고 물어보네. 그렇다. 시험 신분증 때문에 이메일을 보내고 난리를 쳤었다. 시험 접수를 하고 나니 접수 확인 이메일을 보내줬는데 거기에 두 가지 신분증을 갖고 와야 한다네? 근데 여기는 외국이고... 여권을 내밀면 끝날 줄 알았는데 두 번째 신분증은 뭘 써야 되나? 그걸 몰라서 메일을 보냈었다. 내 운전면허증에는 이름이 한글로만 적혀있으니까 -_-;; 그랬더니 아마 이 사람이 나한테 전화를 했던 사람인 모양이다. 일단 유효한 여권을 갖오고고 내 이름으로 된 신용카드를 갖고 오라더라. 그리고 며칠 뒤 Pearson에서 이메일이 왔는데 원래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여권만 갖고 오면 된단다 -_-;; 여튼 여권과 운전면허증, 국제운전면혀증, 신용카드까지 챙겨서 갔는데 여권과 운전면허증으로 신분증은 해결.
시험을 4시간 30분 동안 보는데 이게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이다. 점심시간은 따로 없냐고 물어봤을 때는 그런거 없다고 했었다. 정말 그런 식이라면 배가 고플거라 시험 시작 전, 후에 먹으려고 빵과 두유를 챙겨갔었다. 오늘 시험장에 가서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시험 중간에 먹어도 된단다. 화장실에도 가도 된단다. 물병과 간식은 시험장 밖에 둬야하고 시험용 컴퓨터 앞을 떠나서 밖으로 나와서 먹으면 된단다. 다만 그 시간도 시험시간에 포함되니까 알아서 잘 하라고. 그리고 자리를 비울 때 반드시 여권을 챙겨서 다니라고. 시험장 안으로 내가 갖고들어갈 유일한 물건이 여권이다. 이것 말고는 시계도 빼놓고 가야하고 주머니에도 아무 것도 넣어갈 수 없단다.
내가 일찍 도착해서 시험은 30분 정도 일찍 시작했다. 시험장에서 나눠주는 이어플러그를 꽂고 정신없이 문제를 풀다보니 약 3시간 30분이 흐른 모양이다. 배가 고프고 추워서 나와서 빵을 다 먹고 다시 들어갔다. 먹을 걸 챙겨가길 잘했다. 아무 것도 챙겨가지 않았으면 문제 풀다 봉크와서 다 망할 뻔....
여튼 시험은 잘 봤다. 이제 다음 과목 시험 대비 벼락치기를 해야한다. 다음에도 똑같은 장소에서 4시간 정도 시험을 봐야하는데 다음에 올 때는 바람막이도 하나 챙겨와야겠다. 시험장에 에어컨을 정말 세게 틀어놔서 살짝 감기기운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한 과목을 마쳐서 마음은 가볍네! 결과는 언제 알려주려나....
다시 잠시 숙소에 돌아와서 사진을 한 컷.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