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달려보고 싶었던 구간인데 최근 몇 주간 주말마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어제 드디어 바람이 잔잔해진다는 예보를 보고 며칠간 조공을 하며 일요일 아침 시간을 확보했다. 아침에 밥도 먹고 혹시나 펑크나면 구해 줄 사람이 없으니 패치와 펌프도 챙기느라 안장가방도 달고 코스 내내 마땅한 가게가 없으니 물병도 두 개나 챙겨두고 딱 나왔는데... 가민이가 배터리가 없단다.... 이런 망할... 다시 들어가서 60%까지 충전을 하면서 스트레칭도 하고 뒹굴거리다 8시가 넘어서 출발! 뭐냐 바람이 잦아든다더니 계속 불어댄다. 꾸역꾸역 동광까지 가서 편의점에 들러 초코바 3개를 사고 다시 오르막.. 계속 맞바람... 제2산록도로에 접어드니 바람이 좀 사그라지네. 1100도로 입구까지는 얼마 전에 달려봐서 대강 알고 있는 구간이고 그 다음부터는 크게 어려운 구간은 없다.
잠시 쉬면서 좀 황당한 경고문도 보고.. 건전한 소나무?? 계속 달려가면 신나는 내리막을 지나 517도로를 만나는데, 여기부터 마방지로 가는 길이 제일 어려운 느낌이다.
마방지에서 잠깐 쉬면서 스트레칭을 하고 다시 성판악으로 출발! 이 구간은 저속차량용 차선이 있어서 지나가는 차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달릴 수 있어서 편하다. 게다가 경사도 심하지 않아서 쉽게 올라갈 수 있다.
성판악에서 화장실에 잠시 들렀다가 다시 출발! 내리막을 따라가는데 도로에 홈을 파놔서... 이게 생각보다 신경이 쓰인다. 그리고 계속 내리막이라 생각했는데 중간중간 오르막.. 이게 의외로 힘드네... 기어비를 내리막이라고 너무 높여놔서 그런가? 마지막엔 심각한 내리막을 내려가는데 여전히 도로에 만들어놓은 홈이 거슬려서 그냥 천천히 내려왔다. 그리고 다시 우회전해서 돈내코 쪽으로... 여기엔 편의점이 하나 있어서 들렀다 간다.
먹고 나서 생각해보니 빵과 쥬스는 괜히 먹은 것 같다. 다음엔 먹지 말아야겠다.. 1100도로 남쪽 입구까지 은근 오르막.. 그 뒤 잠시 쉬면서 앞변속기를 다시 조정했다. 자꾸만 체인이 닿아서 로우나사를 풀어서 조절했더니 잡소리가 좀 줄었다. 근데 새로 산 체인오일이 별로인지 체인 소음이 너무 큰데? 테플론 스프레이를 하나 살까보다.
북쪽엔 고사리 뜯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남쪽은 때가 지났나보다. 사람도 없고..
집에 와서는 폼롤러를 굴리고 스트레칭을 하면서 회복에 집중했는데 확실히 산길 90km는 평지보다 힘드네. 작년에 그란폰도는 이렇게 힘들지 않았는데.. 그래도 마사지건보다는 폼롤러가 효과는 좋은 것 같다. 다음엔 이 코스에 1100도로를 추가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