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나가버린 모터를 수리하기 위해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그냥 화북공단에 가서 고쳤음
220v 단상 5마력짜리 모터. 약 9년 동안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잠깐 돌아가다 20A짜리 차단기가 내려간다.
뭐가 문제인가 알아보자고 일단 뜯었다. DOL starter에 있는 thermal protection relay는 약 23A에 작동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누전차단기가 20A짜리라 이 녀석이 작동하기 전에 차단. 그러니 전기를 많이 써서 생긴 문제일 수도 있고 누전이 문제일 수도 있는데... 창고에 있던 30A짜리 누전차단기를 연결해서 시도해보니 이번에는 thermal relay가 작동한다. 그럼 누전은 아니고 전기를 많이 쓰는게 문제인데....
일단 뜯어본다. 생각보다 단순.. 여기 이상은 뜯고싶지 않다.
보통 문제를 일으킨다는 원심 스위치도 멀쩡해보인다.
그 다음은 콘덴서인데 이건 어찌 안전하게 테스트할 방법이 없네.. 유튜브를 보면서 내가 내린 결론은 시동용 콘덴서가 나가서 모터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회전속도가 부족하니 원심스위치도 작동하지 않고 상용 콘덴서 혼자 모터를 정상 구동은 못하니 마치 과부하가 걸려서 모터가 제대로 돌지 못하는 상황과 같으니 과전류가 흘러 차단기가 떨어진다! 였는데... 확인할 방법이 없잖아.
그래서 서귀포에 있는, 병원과 주차장을 오가는 길에서 본 모터 수리점에 전화를 해보니 나의 설명을 못알아듣고.. 화북에 있는 나름 제주에서 유명하다는 모터 수리점에 전화를 해보니 일단 단상 모터 수리는 잘 안한다고 시작.. 모터 형상이 특이해서 수리를 해야한다며 상황을 설명하고 일단 예상 수리비용 견적서를 보내달라고 했더니 문자로 모터 사진을 보내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보내줬는데 그 뒤로 완전 무시당했음. 이럴거면 수리 안한다고 할 것이지.. 에이씨.
그래서 다음날 직접 화북으로 갔다. 화북공단 입구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다보니 나를 완전 무시했던 그 업소 상호가 보인다. 작은 안내판으로 방향과 거리까지 표시해놨네. 거기아니면 고칠 곳이 없을까 싶어 공단을 한 바퀴 돌다가 발견한 충남전기! 일단 주차를 하고 단상 모터 수리를 하시는지 여쭤보니 바로 모터를 차에서 내려서 갖고가서 테스트를 해보시네. 그리고는 원심스위치를 확인해서 이상없으니 콘덴서를 교체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시동 콘덴서를 갈아보니 정말 조용하게 잘 돌아가네?!
그렇게 콘덴서 하나 교체하는걸로 수리는 끝. 사장님이랑 이야기하면서 모터가 이상할 때 살펴볼 순서도 확인하고 유익한 시간이었음. 또 모터가 고장나면 다시 여기로 와야겠다. 괜히 그 업체에 물어봐서 기분만 상했네...
여튼 이번 기회에 교류모터 작동원리를 조금 깨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