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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InWander/2023 MalaysiaVeinam

다시 쿠알라룸푸르로

by redi 2023.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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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다시 말레이시아로 돌아가는 날이다. 어제 아침은 시원했는데 오늘 아침은 습하고 덥다. 밤에도 그 전날과 달리 더워서 자다 깨다 자다 깨다.. 잠을 설쳤다. 오늘 오랫동안 운전을 해야 하는게 걱정이네...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서 버스를 타러 정류장에 왔는데 이 짧은 거리를 걸어오는데, 10분 정도 버스를 기다리는데 온 몸이 땀에 젖었다. 햐.. 어려운 곳이다 여기는.

버스를 타고 West Mall에 왔다. 더운 나라라 실내 놀이터를 만들어서 장사를 하네. 모든 난간을 유리로 만드는 것은 좀... 

꼭대기 층에는 학원이 있나보다. 

여기서 점심을 먹고 다시 국경으로 갈거라 뭘 먹을까 하고 돌면서 살펴보는데 딱히 먹고 싶은 것도 없다. 그래서 적당해 보이는 것을 하나 샀는데 저기 하얀게 밥인 줄 알았는데 아니네; 그래도 싱가포르에서는 닭 뼈는 빼고 주더라. 말레이시아 스타일은 그냥 뼈를 칼로 잘라놔서 뼈를 잘 발라먹어야 하는건데.

그 다음 그랩으로 차를 불러서 Woodlands Checkpoint로 왔다. 이번에 온 차는 니로 플러스 하이브리드. 주행거리를 얼핏 보니 2만km를 넘겼네. 그래서 그런가? 여전히 내부에는 새차 냄새가 나고 머리가 아프고... 이 동네는 절대 외기순환을 하지 않는 탓인지 냄새가 빠지지 않는 모양이다. 차에 타자마자 기사님이 뭐라고 했는데 못알아들었다. 다시 물어보니 목적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네! 알아듣기 어려운데;;; 새차 냄새와 더불어 기사양반의 거친 운전 탓에 머리는 아프고... 여기 국경이 좀 웃기는게 JB Sentral은 정말 한국의 기차역같은 시설을 만들어놓고 기다리는 공간을 만들어놨는데 싱가포르 쪽은 옛날 용산 전자상가 사이의 육교같은 공간에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틀어놓고 일부 사람들만 앉아서 기다릴 수 있게 만들어놨다. 더럽고 치사하다는 느낌이 들지. 게이트가 열리고 들어갈 때에는 1명이 전화기로 여권을 스캔한다. 그러면 미리 구입한 기차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나보다. 말레이시아에는 이 작업을 할 수 있는 스캐너가 여러 대 있어서 사람들이 빠르게 진입할 수 있었는데 여기는 -_-;  그래도 말레이시아는 입국신청서를 작성하지 않아서 게이트만 통과하면 별 어려움이 없다. 근데 인천공항에서 쿠알라룸푸르로 왔을 때는 여권만 확인하고 들어왔는데 싱가포르에서 들어올 때는 지문을 찍으라고 하네... 이 경로가 어둠의 경로인가? 여튼.
이렇게 싱가포르에서 탈출했다.
싱가포르에 머문 것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매우 인상적이었다. 모든 버스는 전기버스이고 전기차도 많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사람들이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질서를 잘 지키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높은 건물이 즐비하고 깨끗한 곳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값싼 외국인 노동자를 갈아넣는 비인간적인 곳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어쩌면 이게 자본주의의 핵심일지도 모르겠다. 
기차에서 내려서 주차장으로 가서 요금을 내고 차를 찾았다. 하루 RM15라고 했는데 이게 하루 최대치가 15링깃이고 시간당 2링깃을 부과하는 방식이었다. 48시간 + 6시간이라 RM42를 내라고 하네. RM45를 예상했는데 그것보다는 적게 나왔지만 이런 식으로 계산을 할 줄은 몰랐네..
다시 차를 찾았으니 이제 오늘 가야할 길을 확인해본다. 4시간 정도 걸린다고..337km만 달려가면 된다. 

먼 길을 가야하니 그 전에 잘 먹어야지. 그래서 바쿠테라고 했던가? 그걸 먹으려고 식당으로 찾아갔다. 여긴 메뉴판이 전부 중국어라 물어물어 주문을 하고 기다렸는데 이런 모습으로 음식이 나왔다. 이건 족발이다. 다른 종류도 시켜서 먹는데 뭔가 특이한 맛인데 내 입에 맞는 음식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대로 돌아가기가 너무 억울하니 조호에 처음 와서 갔던 식당으로 다시 갔다. 여기 볶음밥이 정말 맛있었거든. 오늘은 일요일이라 그런지 지난번보다 사람이 적었다. 이번에도 볶음밥을 시키고 계란을 넣고 찐 게를 주문했다. 이건 양념이 핵심이 아닌 요리라 한 마리도 주문할 수 있단다. 먼저 나온 볶음밥을 거의 다 먹고 한참을 기다려서 받았다. 한 마리 정도야 어렵지 않게 먹어치울 수 있지. 

음식도 다 먹었고 이제 정말 돌아가야 한다. 가는 길에 기름이 충분하지 않아 주유소에 들러서 멀리 가야하니 RM60을 넣겠다고 결제를 하고 돌아와서 기름을 넣는데 자꾸 멈춘다.  연료탱크 크기와 주행 가능 거리를 생각해서 이 정도는 충분히 들어갈 줄 알았는데.. 여기 와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 당황. 꾸역꾸역 채워넣어보는데 아무래도 더는 들어가지 않을 모양이다. 이럴 때는 어떻게 되는지 모르니 방법이 있나.. 영수증과 카드를 들고 카운터로 갔는데 직원이 나를 보자마자 차액을 현금으로 주더라. 아! 이런 식이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고 다시 출발!

고속도로 전광판에 멜라카 어쩌고가 나오는데 다른 글자는 읽을 수가 있나.. 뭔가 그 근처가 막히는 모양이라 짐작만 할 뿐.. 그런데 갈수록 차가 많아지는 것이 불안하다. 이제 절반을 조금 넘게 왔는데.. 그래서 다시 휴게소에 들러서 화장실에도 다녀오고 정신줄을 놓지 않기 위해 명약인 레드불도 하나 사서 마셨다. 큰 캔을 다 마시면 아무래도 위험할 것 같아서 작은 캔을 사서 마셨다.

그러자 눈 앞이 환해지며... 효과는 아주 훌륭했다. 다시는 마시지 말아야지.. 이거 위험한 물건이다..
그 뒤로도 계속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데 이제 비도 온다 -_-;; 그래도 완전히 멈추는 정도로 심각한 경우는 많지 안아서 꾸물꾸물 계속 움직이기는 했다. 이렇게 어느 정도 가다보니 다시 잘 달리기 시작!

그러나 다시 지체.. 갓길로 달려가는 구급차도 보고.. 사고도 나고 고장난 차도 길 가에 서있고 난장판인 모양이다. 밤에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쾌적할 줄 알았는데 이건 완전 예상 밖이다. 다들 더우니까 밤중에 움직이는건가? 이 와중에 오토바이는 정말 잘 달려가더라. 역시 이 나라에선 오토바이를 타야 하는 모양이다. 가끔 보이는 대배기량 오토바이는 차보다 빨리 달려가니 괜찮을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이래저래 밀려서 다시 숙소에 돌아오니 새벽 1시가 조금 넘었더라. 처음 출발할 때는 00:30에 도착할거라고 했었는데 중간에 주유소랑 휴게소에 들렀던 시간을 생각하면 예상했던 수준이라는 말인가? 그럼 늘 고속도로는 이렇게 막히는 건가? 그건 모르겠고.. 다시 숙소에 오니 편하구나. 싱가포르보다 말레이시아가 더 마음이 편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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