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한 텐셔너는 며칠 전에 도착했다.
국내산 재고가 없으면 동유럽산을 보내준다더니 슬로바키아에서 만든 INA제품을 보냈더라.
생각해보니 이 판매자한테 허브베어링도 같이 주문했으면 택배비를 아꼈을텐데... 여튼 달려있던 텐셔너를 먼저 제거하고 찌든 기름때를 지우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이게 세척 전 상태. 그나마 드라이버로 찌든 때를 긁어내서 이 정도 수준이었다. 갖고있던 엔진클리너가 얼마 남지않아 새로 주문을 해놓고 이걸 기다리느라 텐셔너를 받고도 설치를 하지 않고 기다렸다는..
드디어 엔진클리너도 도착해서 조금 더 닦아내고 막상 텐셔너를 설치하려고 하니 천둥 소리가 계속 나는게 왠지 소나기가 쏟아질 것 같아서 마당에 널어놓은 마늘과 양파를 치우고 기다렸더니 정말 장대비가 쏟아진다. 녹슨 와이퍼 암도 다시 칠해주려고 분리해놨는데 제대로 치우지 못한 사이에 비가 마구 쏟아지네;;;
잠시 뒤 비가 그치고 후다닥 텐셔너를 끼우려는데 큰 볼트가 이상하게 안들어간다. 계속 돌리면 알루미늄 재질인 엔진 본체가 망가질 것 같아서 볼트를 빼서 살펴보니 나사산이 살짝 일그러졌네. 줄과 쇠톱으로 다듬어주고 끼우니 훨씬 잘 들어간다. 후다닥 끼우고 벨트를 걸어보는데 뭔가 좀 이상하다.
이럴 때를 대비해 찍어놓은 사진을 열어서 확인해보니 완전 엉뚱하게 걸고있었네;;;; 사진을 보고 다시 벨트를 걸어주는데 벨트를 완전히 걸기 전에 텐셔너에 라쳇을 끼우고 몇 차례 꺾어줬다. 상자에 들어있는 그림이 왠지 그렇게 하라는 것 같아서.
정말 설명서에 있는 그림이 그런 느낌이지? 시동 걸지말고 텐셔너를 잘 움직여서 제대로 벨트를 설치하라는 말인가? 여튼 까딱까딱 움직여준 뒤 다시 벨트는 잘 걸어줬다.
구조상 텐셔너와 왼쪽 아이들 풀리가 힘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겠네. 텐셔너가 약해지면 벨트도 미끄러질 것 같은 느낌이다. 이렇게 걸어놓고 다시 텐셔너를 움직여준 다음 시동을 걸었는데.... 휴 이제 끼릭끼릭 소리는 나지 않는다. 그리고 텐셔너가 흔들리지도 않아서 벨트가 들락날락 하지도 않고. 고품과 비교를 해보니 정작 텐션을 담당하는 부분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보였다. 그런데 텐셔너가 엔진에 고정되는 부분에 고무 부싱이 들어가는 모양인데 이 부분에 유격이 많이 생겨있었다. 다른 아이들 베어링의 상태도 멀쩡한 것으로 봐서 어쩌면 저 고무 부싱때문에 잡소리가 났을지도 모르겠다. 혹시 모르니 고품은 박스에 잘 담아서 챙겨둔다. 못해도 풀리와 베어링은 다시 쓸 수 있을테니까.
이제 한가지 문제는 해결했고. 아이스크림을 사러 내가 운전을 하고 나갔는데 시속 60km정도가 되면 타이어 소음처럼 웅웅 소리가 심하게 나더라. 이게 타이어 편마모 문제일 수도 있는데 어쩌면 조수석 앞 허브베어링이 나간 것일 수도 있다. 이건 주말에 차를 들어서 바퀴를 돌려서 확인을 한 뒤 정말 베어링이 나간 것이면 후딱 부품을 주문해야겠다. 타이어의 문제라면 얼라인먼트를 잡으러 가서 앞 뒤 타이어 위치를 바꿔달라고 부탁을 해봐야지. 정말 허브베어링이 문제라면... 여기엔 공구가 충분치 않아서 정비소에 가야할지도 모르겠다. 좀 긴 8mm 육각 소켓만 있으면 가능할 것도 같은데... 사실 제주도에 가면 갖고있는 공구로 작업을 할 수 있는데 달릴 때 너무 소음이 심해서 견딜 수 있을지.....
허브베어링 가격을 알아봤는데... 쌍용은 무시무시하다. 허브베어링 세트가 22만원이다. 수입차 부품 가격을 보는 줄... 누가 알리에 저렴한 제품이 있다고 해서 찾아보니 정말 50달러 대 제품이 있더라. 그런데 동일한 판매자가 쌍용 정품이라면서 110달러 정도에 파는 제품도 있고.. 그래서 판매자한테 둘이 뭐가 다른건지 물어봤는데 싼 것은 중국 회사에서 만든거란다. 어떤 회사인지는 알려주지 않았고.. 제품에 대한 보증이 있냐고 물었더니 broken이면 바꿔준단다. 반품비도 판매자가 낸다면서.. 아마 배송 과정에서 부서지면 바꿔준다는 말인 것 같다. 재차 보증기간을 물어보니 그런 것은 없단다;; 역시 어디서 만든 것인지도 모르는데다 보증도 안되는 제품이란 말인가? 혹시나 허브가 문제면 텐셔너를 구입한 곳에서 파는 제품을 구입해야겠다. G-parts에 있는 허브는 싼데 정체를 알 수가 없기도 하고...
그 다음 와이퍼 암을 분리한 김에 색이 바래서 하얗게 떠버린 카울 커버도 분리해서 새로 칠해주기로 했다.
햐.. 물기가 있으면 그래도 괜찮은데 말라있을 때는 이게 회색 부품인가 싶을 정도다. 근데 신기하게 와이퍼암은 아주 쉽게 빠지네?
이 부분이 허옇게 떠있으면 차가 정말 없어보인단 말이다. 후다닥 뜯어내니.... 안쪽 철판은 더럽긴 해도 막 녹이 심하게 생겨있거나 하진 않아서 다행. 전전 차주가 오디오 튠을 한 것 같아서 내심 여기에 방음 작업을 해놨길 기대했는데 그렇지는 않네..
유리도 닦아주고 카울 커버도 닦아서 말리는 중.
이 다음은 무광흑색 락카가 힘 쓸 부분이다.
다음날 아침, 우선 현관문에 처마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좀 해놓고 락카로 색칠을 시작했다. 이 차는 커버가 두 개로 되어있어서 색칠하기는 편하네. 뽑아서 녹을 제거해 놓은 와이퍼 암도 같이 놓고 일단 와이퍼를 끼우는 부분을 먼저 칠한다.
운전석 앞부분에는 공기 흡입구가 있어서 각도 조절을 잘해서 뿌려야한다. 보통은 운전석, 조수석 앞에 흡기구가 있기 마련인데 이 차는 운전석 앞에만 흡기구가 있고 카울 안을 보면 조수석 앞에 철판을 덧대서 공기가 흘러갈 통로를 만들어놨더라.
이렇게 칠을 해놓고 말리는데 또 비가 온다;;;; 다시 옮겨놓고 기다린 다음 손으로 잡고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빠뜨린 부분에 조금 더 뿌려준다.
그 다음 차에 가서 이 때가 아니면 다시 뜯을 일이 없을 것 같아서 와이퍼링크 부분에 그리스를 좀 뿌려주고! 커버를 끼운다. 고정핀은 색칠을 하지 않았는데 색 차이가 제법 난다.
핀으로 잘 고정해주고 다시 봐도 깔끔해졌다. 오프로드를 고려한 차종이라 그런지 앞유리에는 와이퍼를 녹이는 열선이 들어있다. 1세대 i30에도 저 열선이 있어서 앞유리가 깨진 차가 많았는데...
잘 끼워주고 후드를 닫아본다. 아주 깔끔해졌다.
역시 차에는 손길이 필요하다. 얼른 와이퍼 암도 칠해서 끼운 다음 허브베어링 테스트를 하러 가봐야겠다.
아무 생각없이 와이퍼 암을 분리했더니 어떤 녀석이 운전석 쪽인지를 모르겠다;;; 요즘 차들은 운전석이랑 조수석 암 모양도 완전 다른데 쌍용은... 요즘 차는 좀 다른가? 이해를 할 수 없으면서도 안타까웠던 것이 코란도 투리스모의 와이퍼였다. 다른 회사 차들은 평소에는 와이퍼가 거의 보이지 않을만큼 앞 유리와 후드 사이에 잘 숨겨주는데 이런 흐름과는 상관없이 완전히 노출된 와이퍼 암을 갖고 있는 코란도 투리스모.. 이상하게 이 차가 유난히 두드러지는 느낌이다.
시행착오를 거친 뒤 적당히 자리를 잡았다. 이게 최선의 조합은 아닌 것 같은데.... 암 길이를 좀 바꾸고 블레이드 길이를 바꾸면 훨씬 더 넓은 면을 닦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쩌겠나. 그냥 써야지..운전석 550, 조수석 450이란다. i30cw가 600+450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블레이드를 좀 더 큰 걸로 바꿔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두 와이퍼 사이 간격을 보니 그것도 안될 것 같다. 그래도 색칠을 다시 해서 시뻘건 녹을 가려주니 깔끔하다.
근데 하프탑은 비가 좀 새는 모양이다. 실어놓은 물통 박스 아래가 좀 젖었네.
저 매트를 치워버려야겠다. 저게 없었으면 물이 좀 들어와도 골을 타고 흘러갔을텐데.. 고무냄새만 심하게 나는, 엄청나게 무거운 저 커버는 창고에 처박아놨다가 퇴비를 실을 때나 깔아줄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