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에 누가 갖고 가라고 해서 가지고 온 125cc 스쿠터를 드디어 뜯었다. 여기서 머플러를 뜯어다 내 스쿠터에 붙여볼까 싶기도 하고 여기 달린 엔진을 뜯어다 사륜 오토바이에 옮겨 달까 싶기도 해서. 물론 이 녀석 엔진이 정상일 경우에나 가능한 일이지만. 내 스쿠터랑 다르게 킥 스타터가 없는 모델이다. 배터리는 방전. 배터리를 하나 살까 생각도 했지만 일단 갖고 있는 차량용 배터리를 갖고 와서 시동을 걸어봤다. 배터리를 연결하니 스타터는 힘차게 잘 돌아간다. 그런데 시동은... 흡기구에 wd40을 뿌려보니 퍽퍽퍽 하며 폭발음이 난다. 그렇다면 다른 부분은 멀쩡하고 연료 공급만 안되는 모양이다. 일단 뜯자! 라고 하며 카울을 고정한 볼트와 나사를 풀어내고 풀리지 않는 것들은 그냥 잡아당겼는데 플라스틱이 오래되서 다 깨진다.. 그 결과 이렇게!!
기화기는 뜯어내서 청소를 해야겠지?
그리고 문제의 연료탱크도 뜯어냈다. 연료량을 측정하는 장치가 들어가는 구멍이 녹이 슬어서 다 부서져 있었고...
그 안에 들어있는 연료.. 이건 내가 몇 달 전에 시동을 걸어본다고 부어놓은 그 녀석인 것 같은데.. 그 동안 연료통이 몽땅 녹이 슬어버렸는지 연료 색깔이 엉망이다.
플라스틱 통에 연료를 담아봤는데 녹슨 쇳조각이 같이 나와서 깔대기가 막혀버렸다. 이건 버려야겠다. 혹시나 벌집이 있으면 태워버릴 때나 쓸 수 있으려나? 이런 연료를 보니.. 기화기도 청소를 해야하지만 연료라인 전체를 세척해야 할 것 같다.
이제 스쿠터에서 엔진과 변속기를 분리해볼까?
어제 작업을 중단한 뒤 스쿠터를 가만히 바라보니 대강 어떻게 해야 엔진과 변속기를 분리할 수 있을지 알겠더라. 그래서 먼저 흡기필터 통을 뜯어내고 쇼바를 분리한 뒤 볼트 두 개를 풀어내니 엔진이 떨어져 나왔다.
엔진과 변속기를 연결하는 링크에 달린 고무부싱이 다 찢어졌네... 내일은 기화기를 분리해서 세척을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