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오일을 교환할 때는 아직 좀 남아있긴 한데.. 내년에 조기폐차를 하게 되면 8월 이전에 처리를 해야 할테니 지금 갈아도 1년을 쓰지 못할거라 갈아버렸다. 그 때까지 오일 교환을 하지 않고 버틸 수는 없으니 일찌감치 갈아치우는 것도 나쁘지 않은거라. 역시나 이번에도 엑스티어. 오일 딥스틱 게이지로 뽑아냈는데 이 차는 이 방법으로 오일을 교환하면 안되는 모양이다. 오일이 3리터 정도 나온 것 같은데... 여튼 다시 3리터를 부어줬는데 약간 부족한 것 같기도 해서 일단 차에 오일 한 통을 실어놨다. 며칠 뒤에 다시 확인해봐도 부족하면 좀 보충을 하면 되지 않을까. 오일필터도 이 차에 쓰는 것과 골프에 들어가는 것이 다르게 생겨서 남겨놔도 쓸 데가 없으니 교환! 흡기필터는 이번에도 그냥 계속 쓰는걸로.. 오일은 후다닥 갈아치웠다. 다만 차도 뜨겁고 오일도 뜨거워서 선풍기를 하나 틀어놨어도 덥네;;;
어쨌거나 오일 교환은 끝냈고. 사실 오늘 내가 수리해야 할 것은 돌아가지 않는 보조 냉각팬이다. 이 차 에어컨이 별로 시원하지 않았는데 그냥 오래되서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그냥 탈 생각이었는데 올 여름이 너무 길고... 게다가 고속으로 달릴 때는 그나마 좀 시원해. 그래서 정말 보조 냉각팬이 고장난건가 싶어 에어컨을 작동시키고 엔진룸을 살펴봤는데 음.. 보조 냉각팬이 돌아갈 생각이 없어보인다. 그 동안 에어컨을 켜면 우웅 소리가 나서 팬은 정상인 줄 알았는데 보조 냉각팬이 돌지 않아 메인 냉각팬이 종종 돌아가는 소리였나보다. 여튼. 냉각팬이 돌지 않는 것을 확인했으니 뜯어서 뭐가 문제인지 확인을 해봐야겠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골프 냉각팬은 어떤가 확인을 해봤는데 이 녀석은 잘 돌아가네!
나사 4개를 풀어야 하는데 공간이 좁아서 고생을 좀 했고, 위로 뽑힌다는 말도 있었으나 그렇게 되지 않았고 인터쿨러 호스를 하나 뽑아주고 아래로 빼낼 수 있게 되었다. 인터쿨러 호스는 좀 새는지 오일이 맺혀있다. 교환할 씰을 샀었는데 지난 겨울에 갈아끼우려니 뭔가 맞지 않는지 끼워지지 않아서 그냥 놔뒀던건데.. 혹시 지금은 기온이 높으니 다시 끼울 수 있지 않을까? 나중에 조립할 때 갈아끼워야겠다. 여튼... 이리저리 움직이다보니 팬이 아래로 내려온다. 그러나 차를 높이 들어올리지 않아 차 아래로 적당히 떨어뜨려놓고 냉각팬만 분리해냈다. 일단 품번을 확인했고, 3C0 959 455 G로 검색을 해보니 우와 비싼 녀석들 밖에 없네 -_-;; 일단 모터를 뜯어봐야겠다. 뜯은 김에 날개도 좀 씻어주고....
철판을 찌그러뜨려서 고정해놓은 덮개를 제거하니 브러시 분진이 장난이 아니다. 이 상태로 돌아갔다면 그게 더 신기한 일이었겠다.
카본 브러시가... 튀어나올 수 있는 한계치까지 튀어나왔는데 그래도 회전자에 닿지 않는 것 같다. 브러시 수명이 다했으니 다른 부분에 이상이 없어도 냉각팬이 돌지 않았겠다.
옆에서 바라보면 정말 브러시가 다 닳았다. 얼마 전에 블로워 모터 브러시가 다 닳아서 그걸 갈아주겠다고 주문해놓은 브러시가 있으니까 일단 뜯어서 그걸로 갈아끼울 수 있을지 살펴봐야겠다. 주문을 잘못해서 브러시를 4개 사놨는데 그게 유용하게 쓰일지도 모르겠다.
압축공기로 브러시 가루를 마구 날려줬다. 이건 무슨.. 분진이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다. 회전자도 엄청 닳았네..;; 오래 쓸 생각이면 모터 전체를 교체하는게 맞겠지만 나는 1년만 버티면 되니까... 사포로 문질러준다.
한참을 문질렀는데 조금은 달라졌나?
그 다음 다 닳아버린 브러시를 뜯어서 크기를 확인해보니 7mm x 8mm 정도 되는 모양이다. 내가 갖고있는 브러시를 확인해보니 6mm x 8mm 정도. 한 변이 좀 짧긴 한데 그렇다고 아예 못 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잘 끼워주고 배선도 납땜을 해서 잘 이어놨다. 그리고 다시 끼울 때 편하게 해보겠다고 전기테이프로 임시 고정.
그 다음 모터를 조립하는데... 내가 갖고 있던 브러시가 너무 길다. 그래서 다시 브러시를 깎고 줄로 다듬어서 길이를 줄여주고.. 어찌어찌 다시 조립을 했다. 혹시나 조립하면서 선을 끊어먹었을까봐 저항을 측정해봤는데 이상은 없다. 그럼 계속 조립!
다 조립을 하고 12V 전원을 연결해보니 돌아간다!!! 아싸 다행이다. 이제 내일 차에 다시 달아보고 에어컨을 켜면 팬이 돌아가는지 확인하면 되겠다. 이래도 안돌아가면 그 다음엔 모듈을 점검하면 되는건가?
모터 표면에 생긴 녹을 좀 닦아내다보니 아까 보지 못한 품번이 보인다. 3G076411이라...
이 모터는 2006년 4월 6일에 만들었다는 뜻일 것 같다. 출고 당시 부품이라는 뜻이겠지? 그럼 거의 20년을 쓴건데... 과연 언제쯤 브러시가 다 닳았을까?
"3G076411" 로 검색을 해보니 저렴한 부품도 보인다. 커넥터 모양도 똑같고... 그렇지만 저걸 살 일은 없을 것 같고..
대신 골프에 달린 냉각팬도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을 수 있으니 브러시는 몇 개 더 사놔야겠다. 근데 메인 냉각팬은 괜찮은걸까? 6세대에 들어간 냉각팬은 어떤가 찾아보는데 제타에 들어가는 냉각팬 모터에는 브러시가 두 개만 있네??
다음날, 아침에 비가 오지 않아 가볍게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를 돌고 바로 작업을 이어간다. 어제는 다 빠지지 않던 팬이 오늘은 몽땅 빠지네? 메인 팬에 품번이 보이길래 사진을 찍어놨다. 이건 한 번 교환을 했던건가? Autodoc.ie에서 245유로에 팔고 있다.... 비싸... 알리에선 어셈블리를 65달러에 파네;;;
다시 보조 냉각팬을 설치했다. 뚜껑을 열었다 닫았는데 오묘하게 틈이 있어서 조립하기 전에 씰러를 조금씩 발라줬다. 날개만 닦았더니 표시가 확 나네;;;
혹시 모르니 품번은 사진을 찍어서 남겨두고.. 다시 조립을 한다. 여기까지 해놓고 시동을 걸어 에어컨을 켜보니 드디어 보조 냉각팬이 돌아간다. 감동적인 순간이구먼! 그 다음 완전히 조립하면서 인터쿨러 호스에 있는 씰을 제거하고 새걸로 갈아끼웠는데... 지난 겨울엔 그렇게 안끼워지던 녀석이 이번엔 아주 깔끔하게 끼워지네? 허허허
어쨌거나 이제 보조 냉각팬이 돌아간다. 모듈 문제는 아니었고 그저 브러시가 다 닳아서 그랬던 것이었다. 그 다음 조수석으로 옮겨와서 글러브박스를 탈거한 다음 블로워모터를 다시 뽑아낸 다음 제대로 끼워놨다. 저번에 대충 끼웠더니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마다 날개가 어딘가에 닿는 소리가 나서... 에어컨 필터도 빼내서 다시 잘 끼워주고.. 이제 예전보다 에어컨이 조금은 시원하지 않을까? 테스트를 해봐야 하는데 이제 더위가 한 풀 꺾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