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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OnJeju

섬 제주에서 살다보니...

by redi 2014.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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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살다보니 본토로 나가려면 비행기를 타거나 배를 타는 수 밖에 없다.

그 동안 별다른 불안감 없이 잘 타고 다녔는데 이번 세월호 사고를 보니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내가 특별히 신경쓰지 않아도 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평소 충분히 위기대처 방법을 익혀왔고

정말 그것이 필요한 순간에는 잘 알지 못하는 나를 안전하게 이끌어 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에

비행기를 타고 배를 타고 그렇게 살아온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이 헛된 꿈이었나 보다.

 

차를 갖고 나갈 때 내가 주로 타는 배가 이번에 사고가 난 세월호마냥 RoRo선이다.

그리고 그 큰 배에는 화물차도 많이 싣는다.

평소 차를 특별히 고정하는 것을 보지는 못했다.

그럼 그 상황에 아무런 의문을 품지 않은 내가 잘못한 것인가?

얼마 전까지는 아.. 내가 참 위험한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구나.. 라고 생각을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게 아닌 것 같다.

 

내가 요금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내가 그런 것까지 신경을 쓰는게 맞을까?

내가 신경쓰지 않아도 그네들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

각자의 일에 책임감을 갖고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는 믿음이 현대사회의 기반이 아닐까 싶은데

우리나라는 늘 이런 믿음이 무너진다.

이게 가장 슬픈 일이고 급히 바로잡아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세월호 사고에서는 승무원들이 정말 나빴다.

그네들이 승무원이면.. 우리의 안내방송에 나오는 내부구조에 익숙해서 위기상황에 대피하는 승객들을 인도해야 하는 승무원이라면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승무원도 나빴지만 사실 해양경찰이 더 나빴다.

평소에는 무슨 일을 하는 집단인지 잘 알려지지도 않은 그네들은 승객과 종사자도 구분하지 못하는 그네들은

결국 그네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망각한 것 같다.

그리고 이 상황에 책임자 처벌이란 소리나 하고 사라져버린 대통령이 더 나빴다.

이번에도 선사와 유가족이 잘 협의해서 처리하길 바라면서 쏙 들어갔나?

저 멀리 미국에서 손님 오신다니 맞이할 준비때문에 바쁜가?

외국 언론에서 까대니까 거기도 요원 파견하러 갔나?

 

대통령, 정치인에게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

그네들이 책임을 진다면 어떻게 하는걸까?

모르겠다...

개선될 것 같지 않다는 인식이 이미 박혀버린 상황에 결국 대안은 다른 시스템을 가진 곳으로 떠나는 것인가?

 

...

 

답이 보이지 않고

나는 또 배를 타야 하니..

일단 우리 가족 모두는 수트를 챙겨입고 배에 올라야 할까보다.

 

구성원을 위해 노력하는 그런 나라를 나는 갖지 못한 것 같으니

내 살 길은 내가 찾아야 하는 그런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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