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고 눈도 내리고 비도 내리고 추워서 새벽에 자전거를 타기가 싫어서 뒹굴거리고 있었다. 이러다 초기화될까봐 학기 중엔 생각도 하지 않았던 자출사 그룹 라이딩을 해보기로 했다. 거의 매일 저녁 8시 30분, 9시 30분에 달리는 것 같다. 학기 중엔 아이랑 이것저것 해야하고 일찍 자야하니 좀 곤란한 시간대. 여튼 방학이니 도전!
첫 라이딩이다. 그냥 열심히 달리면 되는 경쟁모드라고 생각하고 달리는데 우와 사람들 참 잘 달리네! 싶었다. 망할 루비가 요새 영상이 멈추는 문제가 있는데 달리기 시작해서 5분도 되지 않아 멈춰버렸다. 추월하고 따라오는 사람 보는게 재미있었는데.. 결국 지도 모드로 바꾸고 지루하게 달렸다.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선두를 따라잡을 수가 없네.... 심박수는 180을 넘긴 것 같은데 말이다.
다음날 영상이 멈추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싶어 앱을 또 지우고 다시 설치했다. 자꾸 멈추는 문제가 있어서 질문을 남겼더니 루비 측에서 이런 답변을 보내줬었거든.
이걸 따라해서 매일 아침 달릴 때 멈추는 문제는 사라졌었는데 그룹라이딩은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늘어나서 또 뻗는건가?
시작 전 준비를 다 해놓고 첫 날과 달리 미리 달리면서 웜업도 하고 출발! 이번엔 영상이 멈추진 않았는데 이번 코스는 옴니모드라나? 종종 카메라 앵글이 바뀌는데 그 때마다 무슨 문제인지 앞 사람과의 간격이 훅훅 늘어나버린다. 바로 앞에 있어서 곧 따라잡을 것 같았는데 갑자기 20m 앞으로 가버린다. 이거 완전 의욕 상실.. 짜증나서 다시 지도모드로 놓고 달리는데 그래도 가끔 카메라모드로 바뀌면서 또 앞사람이 멀어지고.... 나만 뒤쳐지네. 그 결과 이렇게...
다시 다음 날, 이번엔 미리 코스 영상도 다운로드를 해놓고 출발했다. 다행히 옴니모드가 아니라 어제와 같은 말썽은 없었다. 근데 뒤에 있던 사람들이 달려오는데 이게 너무나도 놀라운 수준으로 가속을 하네? 완전 쭉죽 밀고 오더라. w/kg은 별로 높지 않은데 나는 절대 불가능한 수준의 가속력이다. 몸무게가 무지 가벼운 사람들인가? 난 이미 충분히 힘든데!!! 근데 그렇게 달려온 사람들이 살짝 오르막이 나오면 여지없이 다시 뒤로 가버린다. 그 와중에 선두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만큼 멀어져버렸다.
도대체 이건 뭔가... 검색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같이 달린 어떤 분이 댓글로 루비 그룹라이딩의 특성을 알려주셨다. 그룹 라이딩 리더 주변에 모일 수 있게 뒤에 있는 사람의 파워는 올려주고 앞서는 사람은 더 힘들게 만든다고.... 그리고 블로그를 찾아보니 이렇단다.
Rouvy Magnet이란다. 이게 밀어주고 끌어당겨서 리더 근처에서 달릴 수 있게 도와준단다.
하... 이제 알겠다. 나만 혼자 오바해서 난리를 쳤구나... 근데 그렇다고 해도 저 멀리 사라져버린 선두는 무엇일까? 같은 방식으로 끌어당겼을텐데 그렇게 사라진다? 괴수인가? 아님 얼마 이상으로 간격이 벌어지면 끌어당기는 정도도 약해지나? 이건 다시 루비에 물어볼까?
잘 모르고 혼자 난리를 친 것이긴 했지만 나쁘지 않은 훈련이었다. 그간 너무 설렁설렁 타고 있었으니까. 앞으론 매일 새벽 설렁설렁 라이딩을 하고 일주일에 1~2회 정도 그룹라이딩을 할까보다. 선두를 따라잡을 수 있으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