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에 아침시장 구경을 갔다가 아무런 준비도 없이 남쪽으로 달렸다. 가는 길은 가능한 고속도로를 피하고 시골길로 달렸는데 차도 별로 없어서 운전하는건 괜찮았다. 근데 이상하게 목이 아파서 머리까지 아파왔는데 이게 뭐가 문제일까 생각을 해보니 이 차 앞유리 상단에 짙은 필름을 붙여놨는데 이게 딱 내 눈높이에서 끝이 난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목을 앞으로 빼서 눈높이를 그 아래로 낮추다보니 목도 아프로 머리도 아프고... 이거 확 뜯어버리고 싶네...
여튼 Port Dickson에 가서 일단 점심을 먹으러 아무 식당에 들어갔는데 옆 테이블에서 이걸 시키는데 맛있을 것 같아서 따라시켜봤다. 이름이 뭐더라..??
맛은.... 그런 경험이지 뭐. 근데 가게 주인아저씨가 아주 친절하게 설명도 해 주시고 주인아저씨의 딸인 것 같은 분은 K드라마를 보며 한국어를 배웠다며 아주 훌륭한 발음으로 "대박"을 외쳤다. 가게에서 나올 때는 가게를 찾은 첫 외국인이라며 기념촬영도 했는데 다음에 다시 가면 그 사진이 걸려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근데 내가 주문한 볶음면은 까먹었는지 주문할 때 빠뜨렸는지 주시지 않아서 그냥 나왔다. 그럴 수도 있는거고.. 다른 곳에 가서 다른 것을 먹으면 되니까. 그래서 다시 Lotus's에 있는 푸드코트로 와서 내가 좋아하는 똠얌을 주문했는데 맘에 든다!!!
그 다음 다시 차를 타고 Pantai Lagun Biru 해변으로 갔는데 모래를 파고들어가는 아주 작은 게가 있어서 잠시 놀고
제주도에서는 볼 수 없는 종류의 바위 쪽으로 가서 잠시 구경을 했다. 늘 시커먼 바위만 보다가 붉은 바위를 보니 색다르네! 근데 아래에 깔린 모난 바위는 저기서 떨어진 것 같지 않은데? 저기에 올라가볼까?
그러나 너무 덥고 습하다며 아이는 먼저 돌아가버리고...
그래 여긴 제주도 바다보다 못하네... 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까 반대쪽에도 가보자. 라며 차를 돌려서 Pantai Cermin으로 가서 내리지도 않고 차 안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이 정도면 충분하다. 다시 돌아가자. 근데 그냥 돌아가긴 그러니까 Seremban에나 들렀다가 가자고 하며 다시 돌아가는 길에 원숭이 가족을 만났다. 그래 이런 모습은 제주도에서 보지 못하는 진귀한 모습이 아닌가! 라며 한참 동안 걸어가는 원숭이 가족을 보고 있었다.
그냥 돌아가긴 아쉬워서 아까 가게 아저씨가 알려주신 그 해변, Pantai Teluk Kemang으로 갔다. 어차피 지나가는 길이었으니까. 근데 여기가 아까 그 해변보다 훨씬 낫다. 바다로 가보니 돌맹이가 하나 보이는데 이건 시멘트 블럭은 아닌 것 같고.. 산호초 조각인가? 잘 모르니 일단 사진이라도 찍어놨다.
그리고 바다를 보며 놀다가 Seremban으로 왔다. 여기에 있는 Palm Mall이 유명한 것 같아서 엄청난 정체구간을 지나서 왔는데.. 망할.. 주차장에 들어가려니 T&G 카드 잔액이 RM10은 되어야 한다네? 그래서 그냥 차를 돌려 나와서 노상 주차장에다 세우고 식당에 들어갔다.
아침으로 주로 먹는 메뉴를 주문했고 나는 이번에도 Nasi Lemak을 시켰다. 음식을 주문하고나니 자꾸 음료는 뭘 시킬거냐고 물어봐서 결국 Kopi 'O Ais를 주문했..... 이런 식당에서는 왠지 자릿세 개념으로 음료를 시키라고 하는 것 같다.
여튼 맛나게 먹고 시원한 쇼핑몰에 들어가서 구경도 했는데 별로 볼 건 없는.. 어디에나 있는 그런 쇼핑몰의 느낌.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운전하는게 상당히 힘들었다. 수많은 입체교차로를 지나가야 하고.. 지리를 모른채 내비가 시키는 대로만 다니니 더 어렵다. 앞에 있는 차가 느리게 가서 적당히 간격을 벌리고 가는데 바짝 붙어서 뒤따라 오면서 하이빔을 날려대는 차도 만나고 -_-;; 밤에는 멀리 다니지 말아야겠다.. 이렇게 토요일 당일치기 여행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