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에서는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하노이는 괜찮을 것 같아서 면허 없이 운전할 수 있는 50cc스쿠터를 빌렸다. 몇 군데에 물어봤는데 다들 50cc 스쿠터는 없단다. 그리고 50cc는 힘이 없어서 못탄다고.. 100cc를 하루 10달러에 빌려준다고.. 제주도에서 내가 타고 다니던 스쿠터가 50cc였는데 천천히 다니면, 오르막만 아니면 그냥 타고 다닐만 했다. 좀 더 찾아보니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50cc 스쿠터를 빌려주는 곳이 있어서 찾아갔다. 다행히 빌릴 수 있는 스쿠터가 3대 정도 남아있었고, 그 중 바퀴가 큰 녀석으로 빌렸다. 스쿠터를 빌리니 헬멧과 비옷도 같이 빌려주도 핸드폰 거치대도 하나 달아주더라.
빌리자마자 일단 올드쿼터로 달려가다 주유소에 들러 1리터 정도 주유를 했다. 그냥 주유소에 가서 오토바이가 줄을 서있는 곳에 같이 서서 기다리다 현금을 내면 그만큼 넣어주는 방식이더라. 일단 1리터 조금 넘게, 25,000동을 내고 기름을 넣었더니 게이지 절반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이 된다. 그런데.. 오늘 점심을 먹을 곳은 올드쿼터가 아니라네;; 허허 스쿠터를 빌리고 바로 어쩌다보니 서호를 한 바퀴 돌았다. 호찌민에서 먹었던 짜까를 먹으러. 오토바이를 세우고 점심을 먹는 동안 비가 쏟아지더라. 조금만 늦었으면 비를 쫄딱 맞을 뻔 했다.
스쿠터를 빌려서 타고 다녀보니 왜 여기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지 알겠다. 베트남은 기름값이 그리 저렴하지 않아서 말레이시아보다 그랩 요금도 비싼 편이고.. 막상 급하게 잡아타려고 하니 잡히지도 않고.. 그런데 스쿠터가 하나 있으니까 내가 가고싶은 곳에 자유롭게 갈 수 있고.. 무엇보다 자동차보다 좁은 길도 잘 다니고 역주행도 상관없고 -_-;; 과연 베트남에서, 하노이에서 오토바이를 없앨 수가 있을까?
숙소로 돌아와서 좀 쉬다가 저녁에는 다시 올드쿼터로.. 이번에는 세 명이 타고 갔다. 유명하다는 분짜를 먹으러 갔는데... 동네 분짜 가게 가격의 3배가 넘는데 맛은 그닥.. 과연 올드쿼터의 맛집이라는 곳은 찾아가서 먹을 가치가 있는 곳인가 싶다. 저녁을 먹고 콩 카페에 가기 위해 호수 근처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주차요금은 2만 동을 지불했다.
콩케페에서 내려다본 모습이다. 여기는 다른 지역보다 좀 더 복잡하다. 그래도 오토바이 경적이 끊이지 않는 호찌민에 비할 바가..
처음엔 스쿠터 하나를 빌리고 둘이 돌아다니다가 세 명이 같이 이동해야 할 때에는 그랩 오토바이를 부르자고 했었다. 그러나.. 올드쿼터도 셋이 타고 돌아다녔고.. 이제 이 작은 스쿠터에 3명이 타고 돌아다닌다는.... 제주도에서 50cc 스쿠터로 연습을 좀 해놔서 천만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