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모터로 이어진 배선이 끊어진 것을 수리한 뒤 아주 잘 쓰고 있었다. 최근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자주 충전을 해줘야 하지만 성능에는 불만이 없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브러시가 돌아가지 않는다!! 그래서 브러시를 빼내서 확인해보니 롤러 옆 베어링에 머리카락이 잔뜩 감겨서.. 뜨거워져서 단단하게 굳어있었다. 일단 제거했는데 여전히 돌아가지 않네... 그냥 브러시가 멈춘 상태로 쓰는 것도 가능한데 문제는 이 청소기가 브러시에 과부하가 걸리면 자동으로 브러시 모터를 멈춰버리는 안전장치를 갖고있는데 모터가 멈추면 LED 조명도 꺼진다... 이게 가장 큰 문제. 있다가 없으니 심히 불편하다. 이 LED 빛으로 먼지와 머리카락을 찾아다니는데 익숙하다보니 이게 없으니 청소를 못하겠다.. 그래서 다시 뜯었다. 브러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그냥 브러시 모터 배선을 잘라버릴 생각으로...
나사를 풀고 뜯어서 확인해보니 브러시가 연결되는 풀리의 회전축에 달린 베어링이 부드럽지 못하다. 그래서 WD40을 뿌려가며 움직여보니 먼지가 엄청나게 씻겨 나온다. 사진에 나온 것처럼 베어링 안에 먼지가 가득 쌓인 모양이다. 나름 실드 베어링인데도...
몇 번을 씻어내니 베어링은 좀 부드럽게 움직이게 되었고 그 속에 있던 이물질을 모아보니 더럽네...
일단 이렇게 쓰다가 더 상태가 나빠지면 베어링을 교체하든지 해야할 것 같다. WD40만 뿌려서 씻어내고나면 더 이상 윤활성분이 남지 않을 것 같아서 그리스를 조금 뿌린 다음 베어링을 회전시키면서 밀어넣어주긴 했는데 얼마나 버틸지.. 괜치 먼지도 많이 모이는 곳에 그리스를 발라서 더 엉망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 다음 모터 앞 뒤의 슬리브 부분에도 WD40을 좀 뿌려줬다. 모터가 돌아갈 때 소음이 있었는데 이제 괜찮아졌다.
다시 구동벨트를 걸고 모터를 돌려보니 예전보다 힘차게 돌아간다. 이걸 쓰면서 브러시 롤러를 청소한 것은 이게 거의 처음이다. 이물질 속에서 몇 년간 잘 돌아간 것을 생각해보면 내구성은 나쁘지 않은 느낌. 그리고 다이슨의 브러시보다 머리카락은 확실히 덜 감긴다. 그리고 다이슨처럼 스위치를 계속 누르고 있어야 돌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손이 아프지 않은 것이 이 녀석의 장점.
지금까지 쓰면서 다이슨과 비교해서 차이슨이 좋은 점은
1. LED 조명
2. 계속 누르고 있을 필요가 없는 스위치
3. 머리카락이 훨씬 덜 감기는 브러시
4. 다이슨보다 조용한 모터소리
5. 가격!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베어링을 청소했더니 브러시가 훨씬 힘차게 돌아간다. 그리고 느낌뿐일지는 모르지만 배터리 성능도 좋아진 느낌. 브러시 모터에 걸리던 부하가 사라져서 그런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