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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InWander/2023 MalaysiaVeinam

호치민 구경

by redi 2023.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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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환하다. 여기 시각으로 7시 정도인데 이건 좀;; 쿠알라룸푸르의 시간대가 이상했던 것처럼 여기도 좀.. 1시간 정도 더 앞당겨도 될 것 같은 느낌이다. 말레이시아를 떠나 조금 더 동쪽으로 왔는데 이제 한국과의 시차는 2시간이다. 한국에 돌아가면 시차 적응을 더 오래 해야겠지? 어제 어두울 때 봤을 때는 바로 앞에 있는 강만 보였는데 저기 옆에도 강이 있더라. 지금 있는 건물 반대편에도 강이 있으니 저기가 나름 두물머리인가?

일단 아침을 먹어야하니 근처에 있는 오전에만 영업을 한다는 반미 샌드위치? 가게로 가기 위해 나왔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시원하다. 그래서 동네 구경도 할 겸 식당까지 걸어서 가보기로 했다. 아침에도 도로에는 오토바이가 참 많다. 재미있는 것은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이 신호대기 중에 절대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돌아보거나 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갑자기 방향을 바꾸거나 끼어들어서 다른 오토바이의 주행을 방해했을 경우에도 절대 돌아보지 않고 갈 길을 가버리는 것이 여기의 규칙인 모양이다.

말레이시아와 달리 여기는 거리에 커피 가게가 정말 많다. 그리고 또 재미있는 것은 사람들이 아주 낮은 의자에 앉아서 다들 차도를 바라보고 나란히 앉아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다. 두 사람이 와도 서로 마주보고 앉지 않더라. 다들 나란히 차도를 바라본다. 근데 이런 가게가 많다보니 가게마다 사람들이 앉아서 뭔가를 마시고 있는데.. 이건 낮이나 밤이나 다르지 않다. 어젯밤에도 사람들은 앉아서 차도를 바라보며 뭔가를 마시고 있었단 말이지. 그리고 의자는 왜 저렇게 낮은지.. 내가 앉아있으면 고관절 신경이 눌리는지 골반이 아프다. 이 증상은 자전거를 타지 않으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여전하다. 근육 문제는 아닌 것 같은 느낌. 한국에 가면 다시 병원에 가봐야 되겠다. 근데.. 지금 한국에 가도 내 차가 없구나 -_-;;

커피 가게에서 커피를 한 잔 사서 다시 걸어가는 중에 신기한 오토바이를 발견했다. 아마 트럭 대신 짐을 싣고 다니는 모양이다. 서스펜션을 무식하게 보강했고 라디에이터도 어마어마한 두께를 자랑한다. 가장 놀라운 것은 앞타이어가... 오토바이용 타이어가 아닌 것 같지? 짐을 얼마나 실으려고 이렇게 만들었을까?

하도 오토바이가 많아서.. 사람들이 너도나도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서 인도가 의미가 없다. 그래서 인도턱도 오토바이가 오르내리기 쉽게 만들어놨다. 그래서 저길 따라 걸어가다가는 미끄러질 수 있다. 실제로 어떤 오토바이 아저씨가 저기로 올라와서 오토바이를 세우고 저기서 넘어졌다.

여기도 집을 짓는 방식이 말레이시아와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어디까지가 내 집 벽일까?

드디어 그 식당에 도착했다. 철판을 달구고 있어서 맥앤치즈라도 파는건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자리에 앉으면 일단 야채와 반미를 갖다준다. 그런 다음 메뉴를 보고 주문을 하는 방식이더라. 가장 잘 팔리는게 쇠고기와 계란에 뭔가를 추가한 것이라길래 그 뭔가가 뭔지 알아보니 pate,  간을 갈아서 만든 프랑스식 요리란다. 

그것이 바로 저것이다. 지글지글 끓는 철판 위에 일단 양파를 올렸다. 그런 다음 잘 섞어서 반미에 넣어서 먹으면 되는 것 같지?

자, 그럼 먹어보자. 저 반미를 반으로 갈라서 이것저것 넣어볼까 했지만 그건 어렵고 그냥 적당히 뜯은 다음 고기와 아채를 넣고 저기 보이는 까만 소스를 발라서 먹으면 맛있다. 그리고 여기서는 참 대신 화이트 커피를. 여기 커피는 또 다른 맛이네!

그리고 가게를 돌아보니 술병 두 개가 놓여있는데 그 안에... 코브라가 들어있었다. 하... 빠이에서 온천에 빠져있는 코브라를 본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 여기서는 술병에 들어있는 녀석을 보네 -_-;; 근데 이게 상당히 길어서 병 안에서 몇 바퀴를 꼬인 상태였다.  

아주 맛있다고 먹고 나와서 근처에 있는 GS25에 가봤는데 여기엔 한국 라면이 더 종류가 많네. 사리곰탕면까지 있다니.. 근데 이 나라는 농심의 지배력이 더 큰 모양이다. 말레이시아는 삼양이 더 다양했는데.. 이 나라 사람들은 매운 것을 싫어하는 모양?

그리고 또 뭐가 있나 구경을 하는데.. 마늘미역이란다. 이건 무슨 맛일까? 정말 미역일까? 김 아닐까?

그리고 편의점에는 빌려주는 보조배터리도 있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그래도 영어로도 써놔서 대충 읽을 수는 있었는데 여기는 전부 베트남어로만 적어놔서.. 구글 번역기가 도와주지 않으면 쉽지 않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물을 한 병 더 사고 출입구를 향해 걸어가는데 여기도 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차와 오토바이 출입구를 분리해 둔 것은 이 나라 특성이니 그러려니 하겠는데, 그럼 사람은 어디로 다니나? 마트에 갔다가 가려면 여길 지나가야 하는데 정작 사람이 다니는 길은 없다. 

숙소로 돌아올 때 타고 온 차가 기아에서 나온 솔루토라는 차였는데 이런 차는 얼마나 하나 싶어 찾아보니 자동변속기를 단 가장 저렴한 모델의 가격이 이렇다. 4억!!

오늘 환율로 계산을 해보면 2,400백만원 정도란다. 여기 기름값이 리터당 1200원 정도 하는 것 같던데.. 

숙소에서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동네 이발소로 귀 청소를 하러 가기 위해 나왔다. 하도 오토바이가 인도, 차도 가릴 것 없이 돌아다니니 이런 아파트 단지의 입구에는 인도에 오토바이 차단 시설을 만들어놓더라. 그래서 단지 안 인도에는 오토바이가 없다.

가족들은 시원하게 귀를 청소를 했다는데 나는 이런건 하지 말아야겠다. 내 귀에는 상처가 있는 것 같은데 거길 계속 건드리니까 아프다. 지금도 아프네 -_-;; 귀를 파고 나와서 근처 빵집에서 빵냄새가 맛있게 나서 하나 먹어봤다. 말레이시아 빵집보다는 내 입에 맞는 느낌.

조금 더 걸어가니 벽에 그림이 있는데 아이에게 선물을 주는 어른의 눈빛이 뭔가 이상해서 좀 더 살펴봤더니 이건 계몽 포스터 같은 벽화였다. 아이들은 유괴범을 조심하라는 내용인 모양이다. 

그리고 그 옆에는 가정폭력을 근절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자는 내용일 것 같고.. 근데 오른쪽 그림의 아빠로 보이는 사람은 눈이 풀린 것 같은데? 어쩌면 아이를 하나만 낳으면 가정에 불화가 생기니 아이를 둘을 낳자는 내용일지도??? 딸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

그 옆에 있는 그림은.. 아이에게 나쁜 일을 시키지 말자.. 이런 내용인건가??

다시 걸어서 쌀국수 가게에 왔다. 물통에 얼음을 담아서 주는데 노란 색이라 뭔가 상큼한 맛이 날 줄 알았는데 아무런 맛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시원하게 계속 마셨다. 그 사이 코코넛을 싣고 돌아다니며 파는 것 같은 오토바이도 지나가고.

이 식당은 젓가락 통에 뚜껑도 있다. 젓가락은 정말 나무를 깎아서 만든 것 같고.

미트볼과 고기, 힘줄 등등 모든 것이 들어간 쌀국수를 주문했는데 미트볼은 내 취향이 아닌 것 같다. 근데 저 풀을 넣지 않으면 쌀국수가 맛이 없다. 어제 배달을 시켰을 때도 주길래 일단 넣고 먹었던건데 뭔지는 모르겠는데 맛있다. 특히 저기 맨 위에 올라간 갈색 줄기에 초록잎이 내 입에는 제일 맛있다. 그런데 쌀국수 맛은 어제 저녁에 배달시켜서 먹었던 그 집이 더 맛있다.

한낮엔 엄청나게 더워서.. 다시 숙소로 와서 쉬는 중이다. 햇살이 강해서 손등이 가렵네. 혹시 헬스장에 로잉머신이 있나 가봤는데 그런건 없네 -_-;; 대신 러닝머신과 무거운 운동기구들이 있었고, 사람들은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 다음 수영장은 어떤지 구경을 하러 가는데 수영장 입구에 있는 경비원 아저씨가 뭐라고 하더라. 도통 못알아 듣고 있으니 전화기로 구글 번역기를 켜서 질문을 보여주네. 아마 우리가 수영복도 없이 수영장에 나타나니 이 상태로 수영장에 들어갈까봐 확인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구경만 하러 왔다고 이야기를 해주고 잠시 돌아봤는데 나쁘지 않았다. 다만 여기서 수영을 할 시간이 있지는 않을 것 같다. 

숙소에서 쉬다가 투어버스도 타고 저녁도 먹고 오려고 다시 나왔다. 그냥 가기엔 약간 허전해서 같은 건물에 있는 가게에 가서 커피와 케이크를 샀다. 나름 베트남에서 잘나가는 체인점인 모양이다. 근데 내부 관리는 좀 엉망이라 소파가 더러워서 앉기가 그랬다. 사람들은 여기 와서 음료를 하나 사놓고 커다란 노트북을 켜놓고 있기도 하고 전화기를 갖고 노는 사람들도 충전기를 꽂아놓고 있다. 

다 먹고 그랩으로 차를 불렀는데 이번에 온 차는 올란도! 슬슬 해가 질 때라 도로에 차도 많고 오토바이도 많다. 어제 공항에서 숙소로 올 때 좌회전을 하는데 반대 차로에서 오토바이와 차가 달려와서 깜짝 놀랐는데 이 동네엔 좌회전 신호라는게 없는 모양이다. 앞으로 가는 중에 교차로를 지나가면 왼쪽에서도 오토바이가 달려오고 오른쪽에서도 달려오고....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런 혼란 속에서도 나름의 질서가 있는 모양이라 사고는 나지 않더라. 

신기하게 폭이 좁은 건물이 많아서 살펴보니 이렇게 붙어있는 집도 한 집이 차지하는 폭이 아주 좁다. 협소주택이라고 불러야 하나? 이게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 전면 폭을 기준으로 세금을 메긴다고 집을 좁게 지었는데 여기에 적응을 해서 살다가 이렇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저기 보이는 CHUK도 그 작은 한 칸의 두 층을 사용하고 있다. 아마.. 저기 창가에 앉아서도 커피를 마시며 차도를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어쩌면 저기서 두 사람이 앉는 방법이 좌우로 나란히 앉는 방법 밖에 없어서 다들 지금도 나란히 앉아서 차도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국립극장 앞에 내렸는데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더니 어느새 폭우가 쏟아진다. 이층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망했네 -_-;; 한참을 기다리니 비가 좀 그쳐서 매표소에 가서 표를 사서 지붕이 있는 이층짜리 투어버스를 탔다. 버스에 타고 앉아있으니 중국인 가족이 타더라. 역시나 시끄럽다. 그래서 갖고있던 이어폰과 말레이시아에서 시험을 볼 때 받은 3M귀마개를 꺼내서 귀를 막았다. 그 뒤 이번에는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타네. 연세가 좀 있으신 아주머니가 타더니 자리가 없다고 투덜더리고.. 밖에 앉을 때 쓰라고 준 비옷을 바닥에 내던지며 짜증을 낸다. 말레이시아에 있을 때엔 한국사람이 없는 곳을 주로 다녀서 괜찮았는데 호치민에서는 우리가 한국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에 왔구나.. 시끄럽고 부끄러운줄 모르는 중국인도 싫지만 저런 추한 한국인도 참 싫구나.. 어디를 가든 사람이 사람답게 행동해야 하는데..  

버스는 한참을 기다리다 출발했다. 그런데 비가 오는 날이라 창 밖에 잘 보이지도 않고.. 도로에 차가 많아서 느리게 움직이고.. 매우 지루했다. 나도 졸릴 정도인데.. 옆에 앉은 아이가 잠이 들어버렸네..

버스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가니 호치민 동상이 있었다. 뒤에 보이는 건물이 시청이라고 했나? 비가 오니 조명이 더 잘 어울린다.

조금 더 걸어가면 벤탄 시장이 있다고 해서 가봤다.  입구에 왠 거위? 소? 시장 안에서 파는 물건은 딱히 나에게는 흥미롭지 않고 더워서 바로 빠져나왔다.

시장 건물 외벽에 광고판이 붙어있고 조명을 켜놨는데 도마뱀이 몇 마리씩 붙어있더라. 여기서 뭘 하나 했더니 간판에 붙은 벌레를 잡아먹네. 근데 신기하게도 광고판에 사람 모양이 있으면 그 광고판에는 도마뱀이 거의 없더라. 사람을 일단 피하고 보는 모양이다.

다시 그랩으로 차를 불러서 차카라봉을 먹으러 갔다. 식당에 가니 이런 사진이 있네. "차카 라봉"의 뜻을 알기 전에는 그냥 평범한 사진이었는데...

이렇게 차카 라봉을 따로 써놓은 것을 보고 무슨 뜻인지 궁금해서 번역기를 켜봤더니... 차카는 아부지.. 라봉은 죽었다.. 아버지는 죽었다..?? 할머니 사진 구석에 있는 젋은이 사진이 돌아가신 할아버지인 모양이다....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할머니가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장사를 시작했다.. 이런 의미일까? 어디 물어볼 곳도 없고...  주문을 하니 바로 한 상을 차려준다. 고기는 미리 익혀서 나오는 모양이고 바로 앞에서 야채를 넣은 다음 먹어도 된단다. 앞에 보이는 식초같은 소스보다 회색인 걸쭉한 소스가 내 입에는 맞더라. 각종 향채를 같이 주는데 나는 이 향채가 참 좋구나...

야채를 먹고 다시 야채를 부어서 볶아가며 먹었다. 2인분을 주문한건데 생각보다 가물치는 적게 주고 향채로 배를 채우는 느낌이다.

다 먹고 나와서 그랩으로 차를 불러놓고 가게 사진을 찍어두려고 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급하게 건너편 가게 천막 아래로 가서 사진을 찍었는데 워매... 다 흔들렸네..

다행히 차가 빨리 와서 숙소로 잘 돌아왔다. 여기 날씨도 참 변화무쌍하구나.. 근데 이번 비는 좀 세차게 내린다. 번개도 번쩍거리고.. 쿠알라룸루프레서도 번개는 원없이 봤는데 호치민에서도... 그래도 집 안에 있으니 별 걱정은 없다. 비가 새거나 하지는 않겠지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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