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tnam을 베트남이라고 읽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했었다. Viet과 Nam을 합친 말이라고 하는데 이건 베트남의 역사를 좀 더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여튼 나라 이름의 의미가 궁금하다면 여길 읽어보자. 여튼. 예약한 차를 타고 무이네의 숙소로 가야 하는 날이다. 7인승 SUV를 예약했는데.. 이 차가 왔다. 앞 모습을 보고서는 쏘울 '대'인가 싶었는데..
카렌스라네? 뭐 7인승인 것은 맞고. 짐칸에 우리 짐이 다 들어가니 천만 다행이다. 아직 2,000km도 달리지 않은 새차인 모양이다. 그래서 차 안에는 새차 냄새가.. 여기서도 내기 순환이 기본이라 새차 냄새는 오래갈 것 같다.
짐을 다 싣고 출발했다. 어느 정도 가다보니 비가 오기 시작하는데 생각보다 빗줄기가 강하다. 어젯밤에 그 세찬 비와 맞먹을 정도까진 아니지만.. 역시나 오토바이는 비가 오면 바로 멈춰서 비옷을 꺼내 입는다. 그러다가 비가 너무 심하다 싶으면 저렇게 멈춰서 비를 피하고.
한참을 시내에서 꽉 막힌 도로에서 보냈다. 3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이런 식이면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오늘은 시간이 오래 걸려도 상관이 없는데 며칠 뒤에 하노이 공항으로 돌아올 때는 더 오래 걸리면 출발시각을 조정해야 하는데... 분명 무이네로 가는 길은 도로 상태가 좋다고 들었는데 이건 아닌데? 게다가 기사는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무이네가 아닌 시내 어딘가를 찍고 가고 있고 -_-;; 서로 말도 통하지 않는데... 혹시 가다가 차는 그대로 두고 기사만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방식이라 접선 지점으로 가는건가? 별 생각을 다 하는 중에 기사가 목적지를 무이네로 설정하고 가기 시작했다. 막히는 길을 조금 더 간 다음 고속도로로 진입을 했는데.. 회전교차로를 지나 바로 진입해야 하는데 놓쳤다. 그래서 회전교차로를 한 바퀴 더 돌았다. 막상 고속도로에 올라오니 차가 거의 없다. 게다가 시내 도로와 달리 포장도 잘 되어있고! 제한속도는 120km/h 한국의 고속도로보다 더 달리기 좋은 도로다. 그렇게 고속도로에서 신나게 달리는데 앞에 휴게소가 있다는 표지판이 보인다. 그리고 조금 더 가니 기사가 뭐라고 물어보네? 아마 휴게소에 들렀다 갈건지 물어보는 것 같아서 그러자고 했다. 여기가 사실 무이네까지 가는 중에 있는 마지막 휴게소였던 모양이다. 그 뒤로는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어...
일단 화장실에 들렀다가 뭘 파나 살펴보다 반미 샌드위치를 하나 사 먹었다. 계산을 하면 그 자리에서 빵을 잘라서 그 안에 이것저것 넣어서 만들어주는데 가격이 30,000동. 대략 1,600원 정도 하는 셈이다.
맛은 나쁘지 않다. 근데 어제 오늘 반미를 먹다보니 까슬까슬한 빵에 잇몸이 까졌다. 당분간 반미는 먹지 말아야....
이걸 먹고 주차장에서 휴게소 전경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여기도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것도 세찬 비가.. 망했네. 우산도 없는데.. 기사가 차를 앞으로 갖고 올테니 기다리라는 신호를 주고 사라졌다.
여기 휴게소는 아직 공사중인 모양인데 계산에 타일을 붙이려는 모양이다. 시멘트를 섞어서 준비를 해놓고 계단에도 발라놨는데 사람들이 걸어다니니 다 떨어져버렸다. 이걸 왜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하나 싶지만 여기는 여기 나름의 방식이 있겠지 뭐..
다시 차를 타고 가다보니 요금소가 나오는 모양? 말레이시아처럼 창문을 내리고 카드를 대고.. 이런 식으로 하지 않는다. 나름 하이패스가 있는 모양. 지나가니 요금이 얼마라고 나오던데 그게 여기였던가? 37,000동을 징수한 것 같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요금소처럼 생긴 곳 세 군데를 지나왔는데 처음엔 27,000동을 징수했고 그 다음 요금소는 이제 운영을 하지 않는지 그냥 지나왔다.
그렇게 조금 더 달리다보니 비가 정말 앞이 보이지 않게 쏟아졌다. 이 와중에 기사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마구 달려갔는데 어느 순간 앞바퀴가 살짝 미끌어지는 느낌이 났다. 아.. 이러다 죽는건가.. 근데 그 불안함을 나만 느낀 것은 아닌 모양이다. 그 뒤로 기사가 속력을 좀 줄이네 -_-;
조금 더 가니 비는 좀 잦아들었고, 창 밖을 보니 저게 논인지 저수지인지 알 수 없는, 물에 잠긴 논처럼 보이는 것이 나타났다. 그리고 조금 더 가니 여기는 분명 저수지가 맞을 것 같다. 사람들이 대나무 낚싯대로 낚시를 하고 있더라. 아마 이런 곳에서 가물치인지 메기인지를 잡아서 그 식당에 팔지 않을까?
여기 고속도로는 지정차로따위는 없는 모양이다. 말레이시아는 1차로=추월차로가 철저해서 1차로에서 규정속도로 달리면 난리가 나는데 여긴 트럭이나 승용차나 1차로에서 정말 느리게 가는 경우가 많다. 가끔은 2차로가 추월차로라고 착각할 정도. 근데 고속도로 차선이나 표지판 색상 등이 한국의 고속도로와 매우 비슷하다. 점선 간격이 좁은 것만 빼면 거의 똑같다고 느낄 정도.
또 달려가다보니 2차로를 막고 공사를 하고 있다.
조금 더 가니 꼭 공동묘지 같은 콘크리트 말뚝이 엄청나게 많이 보인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니 여기에 용과를 심는데 저 기둥이 나무 지지대 역할을 하는 모양이다. 생각보다 용과 나무가 오래 살지 못하는 모양이다.
한참을 달려가다 오른쪽으로 빠졌다. 그런데 갑자기 길에 푹 파인 웅덩이가 나온다. 그것도 두 개나.. 그리고는 다른 도로와 만나는데 신호등이 있거나 하지도 않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웅덩이가 고속도로에서 일반도로로 이어지는 곳에 설치한 과속방지 구덩이였던 것 같기도 하다. 다시 포장상태도 좋지않고 오토바이도 달리는 구간이 시작되었다.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전깃줄을 보니 도시는 아닌 모양이다.
조금 더 가다보니 소 떼도 지나가고..
판띠엣을 지나 드디어 무이네로 접어드는데 비가 많이 와서 도로에 모래가 쏟아진 모양이다. 아주 난장판. 이러니 오토바이가 기어갈 수 밖에.. 이 와중에 기사는 경적을 울리며 비키라고 -_-;; 내가 스쿠터에 타고 있어도 이런 길에서는 방향을 바꾸지 않을텐데 그냥 좀 기다리지;;
조금 더 가니 야자수가 보이고 바다가 보인다. 음.. 제주도랑 비슷허네.
이렇게 약 4시간을 달려서 무이네 숙소에 도착했다. 아.. 베트남에서는 운전은 못할 것 같다... 비행기 궤적도 찍으니 당연히 고속도로를 지나면서도 스트라바로 기록을 했다. 이걸 보니 왜 우리는 파란색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꽉 막힌 보라색 부분으로 이동을 했는지 궁금해졌다. 공항으로 돌아가는 날에도 이런 식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래서 차량 알선 업체에 이걸 보여주며 물어보니 어제 비가 엄청나게 와서 파란색 구간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돌아서 갔단다. 공항으로 돌아가는 날에는 파란 구간을 이용할 수 있을까?
여튼! 문제없이 무이네까지 왔다. 이제 좀 쉬자.